드라마 <스타트업>이 끝이 났다.
원래 1화 조금 보다 보지 않으려 했지만, 하도 한지평 역의 '김선호'가 난리라,
얼마나 매력 있는 캐릭터를 만났길래 그간 주목받지 않았던 배우가 떠올랐나 궁금하기도 했고, 창업 자체도 관심이 없진 않은 편이라 겸사겸사 보게 되었다.
<스타트업>이 좋았던 이유
- 소제목
소제목을 잘 보면 그 회차에서 주로 다뤄지는 스타트업 용어들이 있다. 몰랐던 단어들도 많았는데, 스타트업 용어들을 더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었던 하나의 큰 이유같다.
- 창업 과정
물론 드라마라 어느정도 성공하게끔 되어있다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스타트업의 다양한 부분을 보여주려 한 것 같긴 하다. 맨 처음 '삼산텍'으로 시작했을 때, 팩트폭행으로 애들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던 한지평씨. 지평이의 적나라한 말이 오히려 창업을 준비하거나 하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말인 거 같다. 그리고 스타트업이라 잘 몰라서 당했던 에크하이어까지 잘 볼 수 있었다. 개발자가 진짜 섹시한 직군인 것 같다니까.
- 할머니 '최원덕' 캐릭터
주연이라고 봐도 무방할, 스토리 전체를 끌어가는 인물 중 하나이다. 달미에게 하는 첫 거짓말부터, '눈길' 서비스를 지속시킬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가 되었던 캐릭터. 도산이는 할머니를 만났을 때 이런 말을 한다.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절망, 그 절망마저 일상으로 묵묵히 치환하는 할머니를 보며 알았다. 나를 나도 모르는 첫사랑에게 인도하고, 누군가에게 갚을 수 없는 태산같은 은혜를 베푼 분이 저 분이구나. 이 기적같은 모든 일의 시작이, 바로 저분이었구나."
할머니가 등장하면 그 무한한 사랑과 츤츤함에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다. 생판 남에게 태산같은 은혜를 아무렇지 않은듯 베푸는게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능하긴 한건가.
<스타트업>이 아쉬웠던 이유
- 언니 인재가 동생 달미를 싫어했던 이유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재는 엄마와, 달미는 아빠와 살게 된다. 근데 둘이 싸우고 싫어했던 게 계속 '선택'이라고 비춰진다. 넌 아빠를 '선택'했기 때문에, 지금 그런 인생을 사는 거라고. 그게 그렇게나 사이 좋았던 자매가 싫어하는 이유가 될수나 있을까. 뭐 그 나이라서 그런거긴 할까 싶기도 한데, 나로서는 그 타당성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선택? 선택할 상황을 만드는 부모가 더 나쁘다.
그냥 주저리주저리
- 서브 러브라인
일각에서는 인재와 지평이가 잘 어울린다고들 한다. 그렇다. 사실 지평이가 매력있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내내 너무 쓸쓸하고 안타깝게 비춰진다. 인재도 매력있는데도 불구하고 달미와 싸우고, 유능한 CEO 이미지 외에는 비춰진게 없다. 스토리가 더 복잡해지긴 하겠지만 인재랑 지평이랑 러브라인이 있었어도 볼만 했겠다.
--스포--
아무것도 없이 창업을 결심하고, 샘솟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똥찬 개발자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사회에 이바지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기술력을 가지고 스카우트 되었다가 개발자들만 빼가고.
그간 다시 스타트업 기업에서 으쌰으쌰해서 기술력 최전방에 있는 자율주행 기업 CEO까지.
편지의 주인공이 누가 되었든 그래 원래 사랑은 삘 꽂히는대로 하게 되어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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